한일커플 사귀기 전부터 첫 데이트까지

지난번에 메구와의 첫 만남에 대해서 글을 작성하였는데, 이번에는 첫 만남 이후부터 사귀기까지의 기간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메구와 처음 만나고, ‘어떻게 하면 자주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습니다. 메구는 어학코스의 초중급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고, 저는 호주에서 지낸 기간이 길었다보니 제법 높은 반에 있었는데, 수업이 마치면 메구와 친구들이 어학원내에 테이블에 모여서 숙제 및 공부를 하곤해서 저도 같이 공부도 하고 도와주었습니다.

정말 둘이서만 만나고 싶었지만, 서로 알게된지 몇일도 되지않아서 항상 메구와 친구들이 있을때 같이 껴서 얘기도 나누고 했었습니다. 방과후 어딜 구경가도, 점심에 식사를 해도, 주말에 놀러나가도, 항상 친구들과 함께 했습니다. 메구와 항상 같이 다니던 친구들도 다들 좋은 성격의 일본인들이라 잘 어울려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룹 자체가 일본인이 주가 되다보니, 일본어로 대화하는편이 좀 많았고 저는 일본어를 아에 하지 못할때라 일본어 대화를 들어도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가 들리는 것만 잠깐 알아들을 정도였죠. 메구가 일본어의 대화 도중에 저와 얘기를 하게되면 영어를 사용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어느정도 호주에 머물렀다보니 어느 장소들이 유명장소고, 어디가 먹을게 괜찮고, 길도 잘 알고하다보니 거의 여행가이드급으로 메구와 친구들을 안내하고 다녔습니다. 친구들이 뭘 할건가 슬며시 물어보고, 왠지 오늘은 일본애들끼리 돌아다니는게 좋을거 같다 싶으면 그냥 집에가거나 제 볼일 보거나 했습니다. 낄끼빠빠.

일본은 모바일 메신저로 라인(LINE)을 많이 쓰는편이라 만난 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라인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대부분의 친구들은 왓츠앱(Whatsapp)을 주로 사용하거나 일반 메세지를 사용하였지만 일본인 친구들은 호주에서도 라인을 주로 사용하더군요. 하루동안 메구와 친구들과 같이 있다가 집에 가게되면 가는길에 모두에게 좋은 하루였다고 조심히 집에가라고 문자를 보내주곤 했었습니다.

메구에게만 보내주고 싶었으나, 괜히 혼자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모두에게 보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없는 생각이었던 것 같네요. 그냥 메구에게만 보냈어도 괜찮았을것을… 그래도 답장들이 오면 메구와는 메세지를 조금 더 주고 받고 했었습니다.

다같이 숙제 및 공부하기, 다같이 식사하기, 다같이 어디 다녀오기, 그렇게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제가 어학코스는 짧은 기간동안 온거라 코스가 끝나기전에 둘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메구에게만 “주말에 동물원 같이갈래?”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래, 누구누구 가?”

“이번엔 너랑 둘이서만 가고싶은데..” 

메구는 조금 당황한 듯 했으나

“그래” 라고 하였습니다.

갑자기 둘이서만 가고싶다고해서 좋아하고 있었던게 너무 티가 났었을텐데 같이 가주어서 좋았습니다. 지금에서야 물어보았습니다.

“왜 그때 둘이서만 가자고 했는데 ‘그래’라고 대답한거야? 친구들과 항상 함께였는데 이상하지 않았어?”

“그땐 내가 말을 잘 못할때라 사전도 찾아가며 너와 대화 나누고 했었는데 대화가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둘이서 가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되서 ‘그래’라고 대답했어” 라고 하더군요.

다시 이야기를 돌아가서 동물원에 가기 전날, 너무 설레었습니다. 만나는 날 날씨가 좋기를 바라며 날씨를 계속 확인하고, 뭐를 해야할지 하루종일 생각했었습니다. 점심은 제가 만들어 가는걸로 얘기를 해놔서 무엇을 요리할까 하다가 한입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미니 주먹밥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엄지와 검지의 끝을 붙여 만들어지는 동그라미보다 조금은 작은 크기로, 주먹밥의 겉은 후리카케를, 속은 참치마요와 나름 식감을 생각해서 스위트콘도 두세알정도 넣어주었던게 기억납니다.

페더데일 동물원 (Featherdale Wildlife Park)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로 다음날, 약속의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첫 데이트 ! 아침 일찍 일어나 미니주먹밥을 만들고, 만나기로 한 역에 도착을 하여, 둘이서 동물원으로 갔습니다. 아직도 잊지 못하고, 지금도 시드니에선 나름 가볼만한 곳인 페더데일 동물원 (Featherdale Wildlife Park). 시드니 시티에서 트레인을 타고 조금 나가면 있는 곳으로, 시드니에서 제가 좋아하는 곳 중 한 곳인데, 특별한 날에 방문하기도 해서 더 기억에 남는 곳이지요.

동물원에서 코알라와 (찍은게 이거뿐인데 이상하게 나왔어요;)

동물원을 돌아다니고, 점심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금 이른시간에 만나서 그런지 동물원을 둘러보면서 점심도 먹었는데 시간이 조금 애매했어요. ‘어떻게 만든 둘만의 시간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 급 일정을 추가하였습니다. 다시 시드니 시티로 돌아가서, 페리를 타고 시드니 맨리(Manly)로 갔습니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 시간이 늦기 전엔 올 수 있을법한 곳이었습니다.

맨리(Manly)로 가는 페리에서 찍은 사진

맨리 비치(Manly Beach)로 가서 구경을 하고, 시간을 보낸 후 돌아오는 페리에 탔습니다. 돌아오는 페리 안에서 이걸 대화로 적자니 부끄럽고, 여기엔 적지 못하지만 조금 길었던 얘기를 하며 손을 잡아주며 저와 사귀어 주지않겠냐는 질문에 그래 라는 대답을 받을 수 있었어요.

사실 이때 사귀자는 고백을 할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둘이 처음 데이트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 좋았었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도 이전까지 메구를 만나기위해 친구들까지도 같이 만나고 했던 제가 어떻게 용기가 갑자기 생겨서 고백을 했었는지, 저를 칭찬해주고 싶네요. 그때 고백이 있어서 지금까지도 메구와 함께 할 수 있었으니 ㅎㅎ

이날을 어떻게든 떠올려보려고 노력해봐도 사귀자는 대답을 들은 후부터 너무 기뻤던건 확실히 기억하는데 그 다음부터 기억이 잘 나질 않아요. 메구도 제가 기억하는 부분만 기억하더군요.

이렇게 사귀게 된 저희 둘, 벌써 처음 만난게 7~8년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다음 한일부부 이야기는 사귀고 난 후 데이트나 있었던 에피소드, 결혼식 등을 적어보려하는데, 순서에 상관없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내용들부터 하나 둘 작성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