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슈인과 고슈인쵸는 제가 오래전부터 작성하고 싶었던 주제입니다. 제가 일본에 와서 우연히 메구의 조카가 절에서 고슈인을 수집하는 걸 보고 저도 몇 달 후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거주하면서 여러 신사나 절에 방문하기가 여행으로 오신 분들에 비해서는 쉬워서 꽤 많이 수집을 했는데, 큰 의미는 없지만 주변 일본인이나, 한국에 거주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제가 수집한 고슈인 수는 약 250개 정도로 상위 1%가 아닐까 싶습니다.
목표는 제가 고슈인을 받기 위해 다녀온 신사나 절을 하나하나 다 소개해 드리는 건데, 그전에 고슈인과 고슈인쵸, 고슈인 이란 어떤 건지, 고슈인을 수집하기 위하여 가지고 있어야 할 고슈인쵸는 무엇인지, 고슈인을 받을 때 알아두어야 할 매너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고슈인과 고슈인쵸
고슈인 뜻

고슈인(御朱印)은 슈인(朱印)이라는 단어를 부르는 경칭으로, 처음에는 절에 순례자들이 순례하며 납경을 했을 때 받은 간증이 유래해서 오늘날에는 참배하여 받을 수 있는, 그리고 신사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슈인에는 지키쇼(直書) 또는 카키오키(書き置き 혹은 書置) 이 두 가지 종류를 보시게 되는데, 짧게 지키, 카키로 얘기하기도 합니다. 지키는 고슈인쵸에 직접 고슈인을 작성해 주시는 것이고, 카키는 별도의 종이에 준비가 된 것을 얘기합니다. 보통은 지키를 선호하시고, 카키 고슈인은 아예 제외하고 수집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카키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재질이 다른 종이거나, 특별한 디자인, 여러가지 색상이 들어갈때 주로 사용되거나 혹은 해당 신사나 사찰에서 고슈인을 작성하시는 분이 바쁘셔서 미리 여러장 준비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때는 최소한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카키가 많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신사의 고슈인과 절의 고슈인은 닮은 듯 조금 다른데, 가장 큰 다른 점은 신사는 가운데 정 중앙에 신사의 이름을 쓰고, 절은 절에서 모시는 보살, 본존의 명칭이 제일 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신사는 가운데 신사의 이름이 쓰여 있기에 참배라고 한쪽에 쓰인 후 날짜를 표기하지만, 절의 고슈인은 왼쪽에 절의 명칭도 같이 기입해 주는 게 대부분입니다.

오사카텐만구의 유명한 축제인 톈진 마츠리 한정 고슈인입니다. 이처럼 축제 기간 한정으로 나오는 고슈인도 있습니다.

고슈인과 고슈인쵸는 신사나 절이 아닌 성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교토의 니조성의 고슈인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행사나 장소, 기간에 따른 특별한 고슈인들도 있습니다. 고슈인으로 유명한 신사나 절에서는 홈페이지에 고슈인 예약을 받는 곳도 있고, 한정 고슈인 소식 등도 알려주는 곳들도 있습니다.
고슈인은 무료가 아닌 유료며, 제일 기본적으로는 300엔이지만 500엔인 곳들도 다수며, 기간 한정 고슈인은 그보다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고슈인쵸 뜻

고슈인을 받기 위해서는 고슈인쵸(御朱印帳)가 필요합니다. 슈인을 고슈인으로 경칭을 사용하는 것처럼 고슈인쵸는 슈인쵸(朱印帳)의 경어입니다. 절 또는 신사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제 경험상 다녀온 신사나 절의 절반 이상이 각 신사나 절 만의 특별한 디자인의 고슈인과 고슈인쵸를 판매하였습니다. 신사나 절의 이름만 적혀있는 심플한 고슈인쵸부터 기간 한정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고슈인쵸가 있습니다.
신사나 절 이외에도 인터넷 쇼핑, 문구점, 기념품 가게 등에서도 예쁜 디자인의 고슈인쵸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딱딱한 이미지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좋아하는 캐릭터 디자인으로 된 고슈인쵸를 구매하여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보통 신사나 절의 이름이 고슈인쵸에 적혀있고, 그 장소의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꽤 됩니다. 그냥 이름만 적혀있거나 혹은 아무것도 디자인되지 않은 정말 평범한 고슈인쵸를 판매하는 곳도 많습니다.
고슈인쵸는 고슈인을 적어주는 곳, 고슈인쵸를 판매하는 곳 앞에 견본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으니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고슈인 받는 법

고슈인과 고슈인쵸는 신사에서 주요쇼(授与所), 샤무쇼(社務所), 절 또는 사찰에서 노쿄쇼(納経所), 지무쇼(寺務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장소에 따라 고슈인이 없는 곳이나 다른 곳에서 같이 받는 곳도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시고 가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고슈인을 다른 곳에서 같이 받는 건 어떤 경우냐면 규모가 작거나 다른 이유로 주요쇼 혹은 샤무쇼가 없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베의 기타노이진칸(北野異人館街)에 위치한 기타노텐만 신사(北野天満神社)에서는 약 450m 떨어져 있는 기타노세이류 신사(北野青龍神社)의 고슈인을 같이 받을 수 있는데, 기타노세이류 신사에는 신을 모시는 전당인 본전(本殿)만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신사나 절에서 참배를 마친 후, 위에서 알려드린 장소로 가신 후 금액을 지불하고 고슈인을 받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고슈인을 받고 난 후에 지불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나의 고슈인만 있는 곳들이 대다수이지만, 절에서 모시는 불상에 따라 여러 고슈인이 있는 곳도 있고, 기간 한정으로 다른 디자인이 있는 곳들도 있으니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준비한 고슈인쵸를 펴서 고슈인을 받을 페이지를 가리켜 알려드립니다. 아주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본인이 생각한 순서라던가, 받으려고 하는 고슈인이 두 페이지를 차지한다던가에 따라 한두칸 비워두고 고슈인을 받기도 합니다.

고슈인을 받으려는 곳이 유명한 명소거나, 뭔가 특별한 행사 혹은 기간의 기간한정 고슈인이 있다거나 하면 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이전의 일본 연호 헤이세이에서 지금의 레이와로 넘어가기 전날 헤이세이의 마지막 고슈인을 받기 위해 교토의 후시미이나리 신사에 줄지어 있는 모습입니다. 작성해 주시는 분들이 여러 명 계셔서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진 않았었습니다.
고슈인을 받을 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는 급증한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 시기 이후로 고슈인쵸에 직접 써주지 않고 미리 별도의 종이에 고슈인을 준비해두고 돈을 받고 바로 주는 곳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날짜까지 써서 준비해서 주는 곳들도 있고, 구매한 동시에 날짜를 써주는 곳, 혹은 날짜도 써주지 않는 곳들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기간 한정의 특별한 디자인의 고슈인을 고슈인쵸에 직접 작성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미리 종이에 준비한 경우는 많이 봤었는데, 요즘에는 특별한 디자인이 아닌 심플한 기본적인 고슈인임에도 불구하고 종이로 파는 경우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는 별도의 종이로 받은 고슈인은 딱풀을 사용하여 고슈인쵸에 붙여둡니다.

직접 고슈인을 받고 나면 장소에 따라 다른 면을 보호하기 위해 신문지나 한지, 신사나 절에 대한 설명이 적힌 종이 등을 고슈인쵸 사이에 넣어 주시기도 합니다.
고슈인 받을 시 매너
고슈인을 받을 때 알아두면 좋을 매너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고슈인을 받기 전에 신사 혹은 절에서 참배를 한 후에 받는 것입니다. 제일 기본 중에 기본으로, 고슈인에도 참배라고 적혀있는 만큼 꼭 참배를 한 후에 고슈인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배할 때 무슨 생각으로 해야 하지 하시는 분들을 위해 말해보자면, 저는 참배를 할 때 마음속으로 제가 하는 일 잘 되게, 가족들 다 건강하게 해달라는 것만 얘기하곤 합니다.
신사 또는 절의 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하도록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신사는 거의 대부분 항상 열려있는 곳이 많았고, 절은 오후 5시쯤 되면 문을 닫는 곳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문이 닫혀 있지 않고, 항시 출입이 되는 곳이라도 고슈인을 받는 거의 모든 샤무쇼, 지무쇼 등의 업무시간이 정해져있으므로 홈페이지나, 고슈인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여 가는 것이 좋습니다.
대다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정도의 시간이라면 고슈인 받는데 문제 없을 것입니다. 경험상 신사는 오후 4시에 마치는 곳이 많았고, 절은 오후 5시, 특별 이벤트 같은 게 있다면 기간 한정으로 조금 늦은 시간까지도 하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교토의 유명한 청수사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기요미즈데라(清水寺)는 오전 6시부터 오픈이지만, 노코쇼는 오전 8시부터라 너무 일찍 간다면 오픈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실 수도 있습니다.
고슈인을 받을 때 고슈인쵸는 받을 페이지를 미리 펴서 건네드리도록 합니다. 고슈인쵸는 양면으로 되어있기에 고슈인을 작성해 주시는 분들은 처음 보는 고슈인쵸인데다가 어느 정도 작성되어 있는지 모르니 펴서 이리저리 보는데 시간을 보내게 되니, 반드시 펴서 어디에 받고 싶은지도 알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고슈인을 작성하시고 계시는 모습의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하지 않도록 합니다. 보통 고슈인을 받는 장소들은 사진 금지 마크가 있는 곳들이 대다수인데, 없는 곳들도 사진이나 영상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정말 혹시나 원한다면 몰래 찍으려 노력하지 마시고, 직접 물어보신다면 낮은 확률이지만 가끔 허용해 주시는 곳도 있긴 합니다.
추가로 위의 사진은 6년 전에 찍은 사진인데, 유명한 명소들은 백이면 백 안되는 경우가 많고, 저도 여러 곳 물어서 두 곳 정도 고슈인을 작성하시는 걸 촬영하였습니다. 요즘에는 고슈인 받는 곳 앞에 전시되어 있는 고슈인 샘플들도 사진을 촬영하지 않도록 하는 곳들도 많이 늘어났으니 촬영 시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서 혹은 지인의 고슈인의 사진 등을 보여주며 비슷하게 해달라, 디자인이 다르다 같은 말은 하지 않도록 합니다. 고슈인 작성해 주시는 분은 기계가 아니라 매번 같은 모양으로 작성하시는 게 힘들뿐더러 한 분이 아닌 여러 사람이 작성하는 곳도 있기에 디자인, 특히 서체가 다를 수도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고슈인과 고슈인쵸에 대한 설명을 마쳤습니다. 고슈인을 수집하지 않아도 신사나 절을 구경해 보시는데 전혀 문제는 없지만, 한 곳, 두 곳 다니시며 고슈인을 하나, 둘 모으시다 보면 본인만의 특별한 기록이 되는 기념품 그 이상의 물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슈인이 무료가 아니고, 고슈인쵸도 소유하고 있어야 하기에 시작부터 거부감이 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되지만 한번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신사와 절, 고슈인을 받을 수 있는 장소들 사이를 걸어가며 유명하지 않지만 예쁜 길거리를 보기도 하고, 책이나 인터넷에서 리뷰도 없는 카페, 새로운 것들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직 고슈인에 대해 잘 몰라 꺼려지시는 분들은 제가 더 올릴 각 신사나 절의 정보와 고슈인의 정보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고슈인을 수집할때면 해당 신사나 절이 고슈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자주 찾는 일본어 사이트도 올려두겠습니다.